아이 안경 도수가 해마다 0.5~1디옵터씩 오른다면 — 0.05% 아트로핀이 0.01%보다 2배 가까이 느리게 만든 LAMP 연구 수치, 드림렌즈·마이사이트·근시억제 안경 4가지의 비용과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고르기
최종 업데이트 2026-10-27

지난 봄에 맞춘 안경이 반년 만에 흐릿해진다면 아이의 근시가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 2024년 근시로 진료받은 사람은 110만 명이 넘고 그중 0~19세가 65만 5,942명, 58%입니다. 안경을 바꿔 주는 것은 교정이지 치료가 아닙니다. 근시는 안구 앞뒤 길이가 길어지는 구조 변화라 되돌릴 수 없지만, 자라는 동안 진행 속도를 절반 가까이 늦추는 방법이 지난 10년 사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 드림렌즈, 근시 억제 소프트렌즈, 근시 억제 안경 네 가지의 근거와 비용, 그리고 어떤 아이에게 어떤 방법이 맞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선택은 아이의 눈을 검사한 안과 전문의와 정하셔야 합니다.
근시는 안구가 길어지는 것 — 되돌릴 수 없고, 늦출 수만 있다
근시는 빛이 망막 앞에서 초점을 맺는 상태입니다. 어린이 근시의 대부분은 각막이나 수정체의 문제가 아니라 안구의 앞뒤 길이(안축장)가 정상보다 길어진 결과이고, 안축장이 1mm 길어질 때마다 근시가 대략 2.5~3디옵터(D) 깊어집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안경 도수만이 아니라 안축장을 재서 진행을 봅니다. 안구는 키처럼 자라는 동안 길어지므로 근시는 보통 7~8세에 시작해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초반에 가장 빨리 진행(해마다 −0.5~−1.0D)하고, 성장이 멈추는 16~18세 무렵 느려집니다. 한번 길어진 안구는 짧아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안경으로 잘 보이게 되는 것과 별개로, 안구가 길어진 만큼 망막이 얇게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근시가 −6D를 넘는 고도근시는 성인이 된 뒤 망막박리·녹내장·근시성 황반변성 같은 실명 질환의 위험이 뚜렷이 높아집니다. 근시 억제 치료의 목표는 아이의 눈을 다시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성장이 끝날 때 도달하는 최종 근시 도수를 낮춰 이 위험을 줄이는 것입니다. 진행을 50% 늦추면 최종 −6D가 될 아이를 −3~−4D 근처에서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그래서 시작 시점이 중요합니다. 근시가 생긴 직후, 즉 −0.5~−1.0D에서 진행이 확인됐을 때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가장 크고, 이미 −5D인 중학생에게는 남은 진행 기간이 짧아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안과에서는 조절마비제를 넣고 정확한 도수를 재는 검사(조절마비 굴절검사)와 안축장 측정을 6개월 간격으로 반복하면서, 1년에 −0.5D 이상 또는 안축장 0.2mm 이상 진행하면 억제 치료를 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 — 0.05%가 0.01%보다 2배 가까이 느리게 만들었다(LAMP 연구)

아트로핀은 원래 동공을 키우는 1% 안약으로, 오래전부터 근시 진행을 거의 멈출 만큼 강한 효과가 알려져 있었지만 눈부심과 근거리 흐림이 심해 쓰기 어려웠습니다. 이를 100분의 1 농도로 낮춰도 효과가 남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지금의 ‘저농도 아트로핀’ 치료가 됐습니다. 가장 많이 인용되는 홍콩 LAMP 연구(4~12세 438명)에서 1년간 근시 진행은 0.05% 점안군 −0.27D, 0.025% −0.46D, 0.01% −0.59D, 위약 −0.81D였고 안축장 증가는 각각 0.20·0.29·0.36·0.41mm였습니다. 농도가 높을수록 효과가 컸고, 3년 추적에서도 0.05%가 가장 좋았으며 0.025%와 0.01%는 안축장 변화에서 통계적 차이가 없었습니다. 치료를 중단한 뒤 다시 빨라지는 ‘반동’은 0.05% 군에서 1년에 0.04mm 수준으로 임상적으로 작다고 평가됐습니다. 부작용은 농도에 비례합니다. 동공이 약간 커져 밝은 곳에서 눈부심이 있을 수 있고, 가까운 글씨가 흐려지는 조절력 감소가 0.05%에서는 2D 안팎으로 보고돼 일부 아이는 변색 렌즈나 누진다초점 안경으로 보완합니다. 세 농도 모두 동공 확대는 허용 가능한 수준이었고, 전신 부작용은 드뭅니다. 보통 자기 전에 양쪽 눈에 한 방울씩 넣고 최소 2~3년, 보통 성장이 느려지는 14~16세까지 이어가며, 끊을 때는 갑자기 끊지 않고 의사와 상의해 간격을 늘립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병원에서 조제해 쓰다가 최근 허가받은 저농도 아트로핀 점안액 제품(유니메드의 마이오캡 점안액 등)이 나와 농도를 골라 처방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비급여라 가격은 병원·제품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수만 원대가 흔하고, 네 가지 방법 중 가장 간단하고 싸며 안경 착용과 병행할 수 있어 첫 선택으로 많이 권해집니다. 드림렌즈와 함께 쓰면 억제 효과가 더해진다는 보고도 있어 진행이 빠른 아이는 병용하기도 합니다.
드림렌즈(각막굴절교정렌즈) — 밤에 끼고 자면 낮에는 안경이 필요 없다

드림렌즈는 산소 투과성 하드렌즈를 자는 동안 7~8시간 끼워 각막 중심을 살짝 눌러 평평하게 만드는 렌즈입니다. 아침에 빼면 눌린 모양이 하루 종일 유지돼 낮에는 안경이나 렌즈 없이 지낼 수 있고, 각막 주변부의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게 바뀌면서 안구가 길어지는 신호를 줄여 근시 진행을 늦춥니다. 여러 연구에서 억제 효과는 대략 30~60%로 보고되고, 수영·운동을 하는 아이와 안경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특히 선호됩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근시 −1~−5D, 난시 1.5D 이하 정도에서 효과가 좋고, 매일 7~8시간 이상 자야 교정이 충분히 됩니다. 중학생 이상은 수면 시간이 모자라 낮에 시력이 흔들리는 것이 흔한 복병이고, 너무 어린 아이는 하드렌즈의 이물감 때문에 중단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주의점은 위생입니다. 자는 동안 끼는 렌즈라 세척과 보관을 소홀히 하면 세균·아메바 각막염 위험이 있고, 눈이 빨갛고 아프고 눈물이 나면 즉시 빼고 안과에 가야 합니다. 보통 1~2년마다 렌즈를 교체하고, 처음 한 달은 자주 검진합니다. 비용은 비급여라 병원마다 다릅니다. 가격 비교 사이트의 병원 35곳 자료에서 평균 약 44만 원(최저 13만 원대)으로 집계되지만 한쪽 기준인지 양쪽 기준인지, 검사와 관리비가 포함됐는지가 병원마다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습니다. 양안 렌즈와 정밀 검사·피팅·초기 관리를 묶어 80만~130만 원대로 안내하는 병원이 많고, 교체와 분실을 포함해 5년 총비용을 290만~600만 원으로 추정한 자료도 있습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양안 기준인지, 검사·피팅·관리 포함인지, 재제작·분실 비용은 얼마인지’를 같이 물어보세요.
낮에 쓰는 선택 — 마이사이트 원데이 렌즈와 근시억제 안경(미요스마트·스텔레스트)
낮에 끼는 근시 억제용 소프트렌즈도 있습니다. 대표 제품인 마이사이트(MiSight 1 day)는 하루 쓰고 버리는 원데이 렌즈로, 가운데는 멀리를 교정하고 주변부에 근시성 초점 영역을 두는 ‘이중초점’ 설계입니다. 8~12세를 3년 추적한 제조사 임상에서 근시 진행이 약 59%, 안축장 증가가 약 52% 줄었다고 보고됐고, 일회용이라 세척이 필요 없어 위생 부담이 드림렌즈보다 작습니다. 대신 매일 끼고 빼는 연습이 필요해 스스로 관리가 되는 초등 고학년 이상에게 맞고, 비용은 하루 한 쌍 기준 한 달 10만~15만 원 안팎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아 연간으로 보면 가장 비싼 축에 듭니다. 가장 부담이 적은 방법은 안경입니다. 일반 안경은 근시를 교정만 하지만, 호야의 미요스마트(DIMS 기술)와 에실로의 스텔레스트(HAL 기술) 같은 근시억제 안경 렌즈는 가운데 투명한 교정 영역 둘레에 수백 개의 미세한 렌즈 알갱이를 배열해 주변부 초점을 망막 앞으로 옮깁니다. 각각 2년 임상에서 근시 진행이 약 60%, 67% 줄었다고 보고됐으며(제조사 주도 연구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렌즈 한 쌍 가격은 40만~70만 원대로 일반 안경 렌즈보다 비싸지만 교체 주기(1~2년, 도수가 바뀌면 그보다 빨리)를 생각하면 연간 비용은 드림렌즈·렌즈보다 낮습니다. 단점은 분명합니다. 안경을 벗으면 효과가 없고, 렌즈 주변부를 통해 보면 약간 흐려 적응 기간이 1~2주 필요하며, 아이가 안경을 자꾸 내려 쓰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네 가지 방법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조합은 ‘근시억제 안경 또는 드림렌즈 + 저농도 아트로핀’이고, 진행이 유독 빠른 아이는 두 가지를 겹쳐 쓰면서 6개월마다 안축장으로 효과를 확인합니다. 어떤 방법이든 ‘안경 도수를 일부러 약하게 맞추면 덜 나빠진다’는 속설은 틀렸습니다. 덜 교정된 상태(저교정)는 오히려 진행을 빠르게 한다는 연구가 많아 안경은 제 도수로 맞춥니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선택 — 비용·생활·나이로 고르기, 그리고 하루 2시간 야외활동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가장 간단하고 싼 시작은 저농도 아트로핀(월 수만 원, 안경과 병행)이며, 진행 속도에 따라 0.01%에서 0.05%로 올리거나 처음부터 0.05%를 쓰기도 합니다. 낮에 안경이 싫고 운동을 많이 하며 7~8시간을 자는 아이는 드림렌즈(양안 80만~130만 원대, 1~2년 교체)가 맞고, 렌즈 관리가 스스로 되는 고학년은 마이사이트(월 10만~15만 원대)도 선택지입니다. 안약과 렌즈 모두 꺼리거나 아직 어린 아이, 비용을 아끼고 싶은 경우는 근시억제 안경(40만~70만 원대)이 부담이 가장 적습니다. 시작은 근시 진행이 확인된 직후(보통 6~12세)가 효과가 가장 크고, 성장이 느려지는 15~16세까지 이어가며, 중단한 뒤 6개월~1년은 반동 여부를 검사로 봅니다. 치료 못지않게 근거가 강한 것이 야외활동입니다. 밝은 햇빛 아래서 보내는 시간이 하루 2시간(주 10~14시간) 이상인 아이는 근시가 새로 생길 위험이 뚜렷이 낮다는 연구가 대만·호주·중국 등에서 반복됐고, 대만은 초등학교에 하루 2시간 야외 수업을 의무화한 뒤 근시 증가가 꺾였습니다. 야외활동은 근시의 ‘발생’을 막는 효과가 분명하고 이미 생긴 근시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는 그보다 작지만, 비용이 들지 않고 부작용이 없어 모든 치료의 기본으로 권해집니다. 날씨가 흐려도 실내보다 10배 밝으니 운동장·공원·산책이면 충분합니다. 근거리 작업 습관도 함께 바꿉니다. 책과 화면은 눈에서 30cm 이상, 20분 보면 20초간 6m 밖을 보는 20-20-20, 어두운 곳이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 보지 않기, 취학 전에는 화면 시간을 하루 1시간 안으로. 스마트폰·태블릿 사용이 늘면서 국내 소아 근시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만큼,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이 습관이 빠지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마지막으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나 시력 회복 영양제는 근시 진행을 늦춘다는 근거가 없으니 그 돈은 검진과 억제 치료에 쓰는 것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근시 억제 치료는 몇 살부터 몇 살까지 하나요?
근시가 생기고 진행이 확인된 직후, 보통 6~12세에 시작할 때 효과가 가장 큽니다. 성장이 느려지는 15~16세 무렵까지 이어가고, 그 뒤 6개월~1년에 걸쳐 중단하면서 반동이 없는지 안축장으로 확인합니다. 이미 −5~−6D인 중고생도 남은 진행을 줄이는 의미는 있지만 기대 효과는 작습니다.
안경을 조금 약하게 맞추면 근시가 덜 나빠지지 않나요?
반대입니다. 덜 교정된(저교정) 상태는 망막에 흐린 상을 계속 맺혀 근시 진행을 오히려 빠르게 한다는 연구가 여러 편 있습니다. 안경은 제 도수로 맞추고, 진행을 늦추려면 억제 치료와 야외활동을 더하는 것이 맞습니다.
아트로핀을 끊으면 다시 빨리 나빠지나요?
고농도(1%)에서는 중단 뒤 반동이 뚜렷했지만, 0.05% 이하 저농도에서는 LAMP 연구 기준 중단 뒤 1년에 안축장 0.04mm 정도로 작았습니다. 그래도 갑자기 끊지 않고 성장이 느려진 뒤 의사와 상의해 간격을 늘리며 중단하고, 6개월~1년은 검사로 지켜봅니다.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나 눈 영양제가 도움이 되나요?
근시 진행을 늦춘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블루라이트 차단은 근시와 무관하고, 루테인 등 영양제는 노년 황반변성에 관한 자료일 뿐 소아 근시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 비용은 6개월마다 안축장을 재는 검진과 억제 치료에 쓰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