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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옆이 붓고 욱신거리다 고름이 터졌다면 — 항문농양, 항생제로는 안 낫고 째야 하는 이유와 3명 중 1명이 치루로 가는 길, 치루 수술 4가지(절개·시톤·LIFT·피판)의 성공률 차이

최종 업데이트 2026-10-26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가 치료 방향을 상의하는 장면

"치질인 줄 알고 연고를 발랐는데 점점 더 붓고 열이 나더니 어느 날 속옷에 고름이 묻어 나왔어요." 항문농양 환자가 외과에 오는 전형적인 경로입니다. 항문 주변이 붓고 앉기 힘들 만큼 욱신거리며 열까지 나면 치질이 아니라 농양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병은 약으로 다스리는 병이 아니라 째서 고름을 빼야 하는 병이고, 빼고 난 뒤에도 셋 중 하나는 고름길이 남아 치루가 됩니다. 어디서 시작되는지, 왜 째야 하는지, 치루가 되면 어떤 수술을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를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항문샘에서 시작된다 — 농양과 치질·치열을 구별하는 법

항문 안쪽, 피부와 직장 점막이 만나는 경계에는 점액을 내는 항문샘이 6~10개 있습니다. 이 샘의 입구가 막히거나 변에 있는 세균이 들어가 감염되면 고름이 고이는데, 고름은 조직 사이의 약한 길을 따라 항문 주변 피부 쪽이나 괄약근 사이, 더 깊은 공간으로 퍼집니다. 이것이 항문농양(항문주위농양)입니다. 20~40대 남성에게 2~3배 많고, 당뇨·비만·흡연·면역저하·크론병이 있으면 더 잘 생깁니다. 증상은 항문 옆이 붓고 단단해지며 앉거나 걸을 때 욱신거리는 통증, 열감과 오한입니다. 치질(치핵)은 배변 때 피가 나고 덩어리가 나왔다 들어가지만 열이 나지 않고, 치열은 배변 순간 칼로 베는 듯 아프다가 가라앉습니다. 농양은 배변과 관계없이 하루 종일 아프고 점점 심해지며 열이 동반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깊은 곳에 생긴 농양은 겉으로 붓기가 보이지 않고 깊숙한 묵직함과 열만 있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진찰은 외과(대장항문외과)에서 항문을 보고 만져 보는 것으로 대부분 진단되고, 깊은 농양이나 재발한 경우에는 항문초음파나 골반 MRI로 고름의 위치와 길을 확인합니다. 피가 나거나 항문이 아프다고 모두 치질이 아니므로, 붓기와 열이 같이 있으면 연고를 바르며 기다리지 말고 당일 외과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항생제로는 안 낫는다 — 째서 빼는 절개배농이 치료

밝은 진료실에서 환자와 상담하는 의사

항문농양은 항생제만으로 낫지 않습니다. 고름이 고인 공간에는 약이 충분히 들어가지 못하고, 그 사이 고름은 더 깊고 넓게 퍼집니다. 치료는 피부를 째서 고름을 빼내는 절개배농이고, 가능하면 진단 당일 합니다. 작은 농양은 국소마취로 외래에서, 크거나 깊은 농양은 척추마취나 전신마취로 수술실에서 합니다. 고름을 빼면 통증은 그날부터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절개한 자리는 꿰매지 않고 열어 둡니다. 안에서부터 차오르며 아물어야 고름이 다시 고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4주 정도 분비물이 나오고, 하루 2~3회 따뜻한 물에 5~10분 앉는 좌욕으로 상처를 씻어 줍니다. 항생제는 당뇨·면역저하·주변 피부 염증(봉와직염)이 있을 때 보조로 씁니다. 농양을 터뜨리지 않고 저절로 터지기를 기다리면 피부 쪽으로 구멍이 나며 터지는데, 이 경우 길이 불규칙해져 나중에 치루 수술이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배농 뒤 가장 중요한 질문은 '고름길이 남느냐'입니다. 연구에 따라 배농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많게는 절반 넘게 치루로 이어진다고 보고됩니다. 배농 뒤 상처가 아물었다가 몇 주 뒤 같은 자리가 다시 붓거나, 아물지 않고 계속 분비물이 조금씩 나오면 치루가 됐다는 신호입니다. 농양 수술 때 치루의 길이 분명히 보이면 동시에 치루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염증이 심할 때 무리하게 길을 찾다 괄약근을 다칠 수 있어 보통은 먼저 배농하고 6~8주 뒤 치루 여부를 다시 봅니다.

치루가 되면 — 괄약근을 얼마나 지나가느냐가 수술을 정한다

치루는 항문샘(안쪽 구멍)과 항문 주변 피부(바깥 구멍)를 잇는 고름길이 남은 상태입니다. 평소에는 바깥 구멍으로 고름이나 진물이 조금씩 나오고 가렵다가, 길이 막히면 다시 농양처럼 붓고 아프기를 반복합니다. 이 길은 저절로 막히지 않습니다. 길 안쪽이 상피로 덮여 아무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치루는 결국 수술로 길을 없애야 합니다. 수술 방법을 정하는 기준은 '고름길이 항문 괄약근을 얼마나 지나가느냐'입니다. 괄약근은 변을 참게 하는 근육이라, 길을 없애려고 괄약근을 많이 자르면 변이나 가스가 새는 변실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괄약근을 조금만 지나는 단순 치루(낮은 괄약근간·괄약근관통형)는 길을 따라 열어 주는 치루절개술이 기본이고 성공률이 87~94%로 가장 확실합니다. 길이 괄약근의 3분의 1 이상을 지나거나, 앞쪽(여성), 여러 갈래, 재발, 크론병이 있는 복잡 치루는 괄약근을 보존하는 방법을 씁니다. 수술 전에는 진찰로 안쪽 구멍을 찾고, 복잡해 보이면 항문초음파나 MRI로 길의 모양을 그립니다. 안쪽 구멍을 정확히 찾아 없애는 것이 재발을 막는 핵심이라, 복잡 치루는 대장항문 수술을 많이 하는 곳에서 받는 것이 결과 차이를 만듭니다. 20~30대에 반복되는 치루, 여러 개의 치루, 설사·복통·체중 감소가 함께 있으면 크론병을 의심해 대장내시경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크론병 치루는 수술만으로 낫지 않고 약물 치료가 같이 가야 합니다.

수술 4가지의 차이 — 절개술·시톤·LIFT·점막피판

수술실에서 수술을 진행하는 외과 의료진

첫째, 치루절개술은 길을 따라 조직을 열어 바닥부터 아물게 하는 방법입니다. 가장 간단하고 재발이 적지만 괄약근을 지나는 만큼 근육이 잘리므로 단순 치루에만 씁니다. 상처가 넓어 아무는 데 4~8주가 걸립니다. 둘째, 시톤(seton)은 고름길에 실이나 고무줄을 끼워 두는 방법입니다. 느슨하게 걸어 고름이 계속 빠지게 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배액 시톤'과, 조금씩 조여 근육을 서서히 자르며 길을 없애는 '절단 시톤'이 있습니다. 복잡 치루에서 1차로 염증을 잡는 데 가장 많이 쓰이고, 그 뒤 다른 수술로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을 몇 주에서 몇 달 달고 지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셋째, LIFT(괄약근간 누관 결찰술)는 괄약근 사이 공간으로 들어가 고름길을 묶고 잘라 내는 방법입니다. 괄약근을 자르지 않아 변실금 위험이 거의 없고, 성공률은 보고마다 60~94%로 편차가 있습니다. 148명을 추적한 한 연구에서는 약 23%가 재발했고, 길이 길거나 전에 수술한 적이 있으면 실패가 많았습니다. 실패해도 길이 단순해져 다음 수술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넷째, 점막피판술은 안쪽 구멍을 없앤 뒤 직장 점막을 끌어내려 덮는 방법으로 높은 치루에 씁니다. 그 밖에 길을 메우는 섬유소 접착제·플러그, 레이저로 길을 지지는 방법도 있지만 성공률이 절개술보다 낮습니다. 어느 방법이든 핵심은 '재발률과 변실금 위험의 균형'이고, 재발이 적은 방법일수록 괄약근을 더 자르는 경향이 있어 의사와 함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수술 뒤 — 좌욕·2~8주 회복, 재발을 부르는 요인

치루 수술은 대부분 당일이나 1~2일 입원으로 끝나고, 수술 뒤 통증은 진통제로 조절됩니다. 상처는 꿰매지 않고 열어 두는 경우가 많아 분비물이 수 주 이어지고, 거즈나 패드를 대고 하루 2~3회 좌욕으로 상처를 깨끗하게 유지합니다. 절개술은 4~8주, 시톤은 실을 달고 있는 기간을 포함해 더 길게, LIFT는 2~8주 정도 걸립니다. 변이 굳으면 상처가 찢어지므로 물과 식이섬유를 늘리고 필요하면 변 완화제를 씁니다. 재발을 부르는 요인은 안쪽 구멍을 못 찾았거나 길이 여러 갈래였던 경우, 흡연, 당뇨, 비만, 크론병입니다. 수술 뒤에도 같은 자리가 다시 붓거나 분비물이 멎지 않으면 재발을 의심하고 빨리 재진을 받아야 합니다. 한 번 치루 수술을 받은 사람은 평생 항문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좋지만, 과도하게 비누로 씻는 것은 오히려 피부를 상하게 하므로 물로 씻고 잘 말리는 정도면 됩니다. 정리하면 항문농양은 '당일 째는 병', 치루는 '저절로 안 막히니 수술하는 병'입니다. 치질인 줄 알고 참다가 농양이 커지면 길이 복잡해지고, 치루를 방치하면 농양을 반복하며 길이 늘어납니다. 붓기와 열이 같이 오는 항문 통증은 외과에 바로 가는 것이 가장 짧은 치료 경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항문농양이 저절로 터져서 고름이 나왔는데 병원에 안 가도 되나요?

가야 합니다. 저절로 터지면 통증은 줄지만 안에 고름이 남아 다시 차기 쉽고, 불규칙하게 뚫린 길이 치루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외과에서 남은 고름을 빼고 길이 생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치루 수술을 하면 변실금이 생기나요?

단순 치루의 절개술에서는 드물고, 생겨도 가스가 약간 새는 정도가 대부분입니다. 괄약근을 많이 지나는 복잡 치루는 변실금 위험이 커지므로 시톤·LIFT·점막피판 같은 괄약근 보존술을 택합니다. 수술 전에 괄약근 기능과 길의 위치를 확인해 방법을 정합니다.

치루를 수술 안 하고 두면 어떻게 되나요?

길이 막힐 때마다 농양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길이 늘어나거나 갈라져 수술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수십 년 방치한 치루에서 드물게 암이 생긴 보고도 있습니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수술 시기를 외과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젊은데 치루가 자꾸 재발합니다. 다른 원인이 있나요?

20~30대에 치루가 반복되거나 여러 개이고 설사·복통·체중 감소가 함께 있으면 크론병을 의심합니다. 대장내시경으로 확인하고, 크론병이면 수술만으로는 낫지 않아 소화기내과의 약물 치료를 함께 받아야 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의료기관에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