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치료 하면 이가 죽는다는데, 그래도 뽑는 것보다 낫습니다 — 근관치료 3단계를 2~4번 나눠 받는 이유, 비용 1만~3만 원대, 크라운을 꼭 씌워야 하는 이유와 실패율
최종 업데이트 2026-10-21

"신경치료 하면 이가 죽는 거라면서요. 그냥 뽑고 임플란트 하면 안 돼요?"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권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신경치료는 치아 속 신경을 없애는 치료이니 "죽은 이"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신경이 없어도 치아는 잇몸 속 치주인대로 뼈에 단단히 붙어 있어 씹는 기능을 그대로 합니다. 반면 발치 뒤 심는 임플란트는 아무리 좋아도 자연치아의 감각과 완충 기능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치과 치료의 첫째 원칙은 "뽑을 수 있는 이는 최대한 살린다"이고, 신경치료는 그 마지막 수단입니다. 왜 여러 번 와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왜 크라운까지 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설명합니다.
신경치료가 필요한 순간 — 밤에 욱신거리고 찬 것이 닿은 뒤 통증이 오래가면
치아 가운데에는 치수라고 부르는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신경과 혈관이 들어 있습니다. 충치가 깊어져 이 공간까지 세균이 닿거나, 이가 깨지거나 부딪혀 치수가 다치면 염증(치수염)이 생깁니다. 치수는 딱딱한 치아에 갇혀 있어 부어오를 공간이 없고, 그래서 염증이 생기면 압력이 올라 극심한 통증이 됩니다. 이 염증은 저절로 낫지 않고, 치수가 죽은 뒤에는 세균이 치아 뿌리 끝으로 퍼져 뼈 속에 고름 주머니(치근단 농양)를 만듭니다. 신경치료가 필요한 신호는 비교적 뚜렷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욱신거리는 통증, 특히 밤에 누우면 심해지는 통증, 찬물이나 뜨거운 것이 닿은 뒤 통증이 30초 넘게 이어지는 경우, 씹을 때 한 치아만 찌릿한 경우, 잇몸에 뾰루지처럼 고름이 나오는 구멍이 생긴 경우입니다. 반대로 찬 것에 잠깐 시리고 바로 가라앉으면 시린 이나 초기 충치일 가능성이 높아 신경치료까지 가지 않습니다. 통증이 한동안 심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것도 나은 게 아니라 신경이 완전히 죽은 신호일 수 있어, 엑스레이로 뿌리 끝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3단계 치료를 왜 2~4번 나눠 받나 — 발수·세척·충전

첫 단계는 발수입니다. 마취 뒤 치아 윗면에 구멍을 내고 염증이 생긴 신경과 혈관을 제거합니다. 이 단계만 끝나도 극심한 통증은 대부분 사라집니다. 둘째 단계는 근관 성형과 세척입니다. 신경이 있던 가늘고 휘어진 통로(근관)를 가는 기구로 넓히고 다듬으면서 소독액으로 세균을 씻어 냅니다. 어금니는 근관이 3~4개나 되고, 머리카락 굵기에 휘어 있어 한 번에 다 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독약을 넣고 임시로 막은 뒤 며칠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두세 번 반복합니다. 셋째 단계는 근관 충전입니다. 세균이 충분히 줄고 통증과 분비물이 없어지면 고무 성분의 재료로 근관을 빈틈없이 채우고, 그 위를 씌울 준비를 합니다. 여러 번 나누는 이유는 염증과 세균이 가라앉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치근단에 고름이 있으면 한 번에 채우는 것보다 소독을 반복하는 편이 성공률이 높습니다. 감염이 없고 근관이 단순한 앞니는 한 번에 끝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치료 중간에 통증이 사라졌다고 오지 않는 것입니다. 임시 재료는 몇 주면 닳거나 빠지고, 그 사이 세균이 다시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거나 발치로 이어집니다. 치료 중에는 그 치아로 딱딱한 음식을 씹지 않는 것도 치아가 깨지는 것을 막는 방법입니다.
비용 — 신경치료 자체는 건강보험, 크라운은 비급여
신경치료는 발수, 근관 세척, 근관 충전까지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방문 횟수와 근관 수에 따라 다르지만 전체 본인부담은 치아 하나에 보통 1만~3만 원대로, 어금니가 앞니보다 조금 더 듭니다. 치료 전 엑스레이와 마취도 보험입니다. 다만 세균을 막기 위해 치아 주변을 고무판으로 격리하는 러버댐이나 현미경을 쓰는 미세 근관치료는 병원에 따라 비급여 비용이 추가될 수 있으니 미리 묻는 게 좋습니다. 비용의 대부분은 치료 뒤 씌우는 크라운에서 나옵니다. 크라운은 재료에 따라 금, 지르코니아, 금속 도재 등이 있고 비급여라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개 40만~70만 원대입니다. 치질이 많이 남지 않아 기둥(포스트)을 세워야 하면 비용이 더해집니다. 이미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를 다시 치료하는 재신경치료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며, 처음보다 난도가 높아 방문 횟수가 늘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비가 부담될 때는 치료 계획서에 급여와 비급여 항목을 나눠 적어 달라고 하면 비교가 쉽습니다.
크라운을 꼭 씌워야 하는 이유 — 신경 없는 이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부러진다

신경치료가 끝난 치아는 안쪽으로 수분과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푸석해지고, 치료 과정에서 치아 가운데를 파내기 때문에 벽이 얇아집니다. 그래서 씹는 힘을 받는 어금니는 그대로 두면 1~2년 안에 쪼개지는 일이 흔합니다. 치아가 뿌리까지 세로로 갈라지면 어떤 치료로도 살릴 수 없어 발치뿐입니다. 신경치료를 잘 받고도 크라운을 미루다 이를 뽑게 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그래서 어금니와 작은어금니는 신경치료 뒤 크라운으로 치아 전체를 감싸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앞니는 씹는 힘이 덜하고 치질이 많이 남아 있으면 레진으로 메우고 지켜보기도 합니다. 크라운까지 끝나기 전에 그 치아로 딱딱한 것을 씹지 말고, 임시 크라운이 빠지면 바로 치과에 가야 합니다. 치료가 끝난 뒤에도 치아는 충치가 생길 수 있는데 신경이 없어 아프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에서 엑스레이로 뿌리 끝과 크라운 경계를 확인하는 것이 치아를 오래 쓰는 방법입니다.
성공률 85~95%, 실패하면 — 재신경치료, 치근단 수술, 그다음 발치
신경치료의 성공률은 85~95%로 높은 편이지만 실패도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찾지 못한 근관입니다. 위 어금니의 숨은 네 번째 근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통로가 남으면 세균이 남아 염증이 재발합니다. 그 밖에 크라운 틈으로 세균이 새어 들어가는 경우, 뿌리가 갈라진 경우, 근관이 심하게 휘어 끝까지 소독하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실패 신호는 치료 후 몇 달~몇 년 뒤 씹을 때의 통증, 잇몸의 고름 구멍, 엑스레이에서 커지는 뿌리 끝 검은 그림자입니다. 실패했다고 바로 뽑지는 않습니다. 첫째 선택은 재신경치료로, 크라운과 기존 충전재를 제거하고 근관을 다시 소독해 채웁니다. 현미경을 쓰는 미세 근관치료는 놓친 근관을 찾는 데 유리합니다. 재치료로도 안 되면 잇몸을 열고 뿌리 끝 염증과 뿌리 끝 3mm 정도를 잘라내는 치근단 절제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들로도 안 되거나 뿌리가 세로로 갈라졌다면 그때 발치하고 임플란트나 브릿지를 고려합니다. 치료 직후 2~3일의 둔한 통증과 씹을 때 불편함은 정상이지만, 얼굴이 붓거나 열이 나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 바로 치과에 연락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경치료를 받으면 정말 "죽은 이"가 되나요?
치아 속 신경과 혈관이 없어지므로 감각은 사라지지만, 치아는 잇몸 속 치주인대와 뼈로 지탱되어 씹는 기능을 그대로 합니다. 다만 수분 공급이 끊겨 약해지므로 어금니는 크라운으로 보호해야 오래 씁니다.
신경치료 중에 아픈데 정상인가요?
발수 뒤 2~3일 정도의 둔한 통증과 씹을 때의 불편함은 흔하며 진통제로 조절됩니다. 그러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얼굴이 붓고 열이 나면 염증이 퍼지는 신호이므로 예약과 상관없이 치과에 연락해야 합니다.
신경치료 대신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면 안 되나요?
임플란트는 좋은 대안이지만 자연치아의 치주인대가 주는 감각과 완충 기능이 없고, 비용이 훨씬 크며 관리가 잘못되면 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깁니다. 뿌리가 갈라지지 않았고 치질이 남아 있다면 신경치료로 살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치료 중간에 통증이 없어졌는데 끝까지 안 가도 되나요?
안 됩니다. 통증은 발수 단계에서 대부분 사라지지만 근관 소독과 충전이 끝나지 않으면 임시 재료가 빠지면서 세균이 다시 들어가 염증이 재발하고, 치아가 깨져 발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예정된 방문을 끝까지 마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