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하나에 인레이 20만 원 vs 크라운 60만 원, 왜 치과마다 말이 다를까 — 교두·신경치료·남은 치아 벽으로 정해지는 ‘때우기와 씌우기’의 경계, 레진 5년과 금 20년이 갈리는 수명 데이터
최종 업데이트 2026-10-27

A 치과에서는 ‘인레이로 때우면 된다’고 했는데 B 치과에서는 ‘씌워야 한다’고 합니다. 금액은 20만 원과 60만 원으로 세 배 차이. 어느 쪽이 과잉이고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사실 둘 다 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레이와 크라운을 가르는 기준은 충치의 크기 하나가 아니라 치아의 봉우리(교두)가 남았는지, 신경치료를 했는지, 남은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입니다. 이 글은 그 경계와 재료별 가격·수명, 그리고 치과에서 설명을 들을 때 확인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실제 치료 방법은 엑스레이와 치아 상태를 본 치과의사가 정합니다.
인레이·온레이·크라운, 깎는 범위가 다르다 — ‘씌워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네 가지 조건

충치를 긁어낸 자리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이름이 갈립니다. 레진 충전은 그 자리에서 재료를 채우고 굳히는 방법이고, 인레이는 본을 떠서 밖에서 만든 조각을 치아 안쪽 홈에 끼워 넣는 방법입니다. 씹는 면의 봉우리(교두)는 그대로 남깁니다. 온레이는 교두를 하나 이상 덮을 만큼 더 넓게 만든 조각이고, 크라운은 치아 전체를 깎아 모자처럼 씌우는 것입니다. 깎아 내는 양은 인레이 < 온레이 < 크라운 순으로 커지고, 한 번 깎은 치아는 되돌릴 수 없으므로 ‘덜 깎고 해결되면 덜 깎는다’가 원칙입니다. 그런데도 크라운이 필요한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충치가 교두를 무너뜨렸거나 교두가 얇게 남아 씹는 힘에 깨질 위험이 클 때입니다. 둘째, 신경치료를 한 치아입니다. 신경과 혈관이 사라진 치아는 수분이 빠져 마르고 부서지기 쉬워지며, 신경치료 뒤 씌우지 않은 어금니는 씌운 치아보다 파절 위험이 몇 배 높다는 연구가 반복돼 왔습니다. 셋째, 치아에 금(균열)이 간 경우입니다. 인레이는 쐐기처럼 작용해 균열을 벌릴 수 있어 전체를 감싸 묶어 주는 크라운이 유리합니다. 넷째, 남은 치아 벽이 너무 얇을 때입니다. 벽 두께가 2mm가 안 되면 인레이를 끼워도 벽이 먼저 깨집니다. 반대로 충치가 씹는 면과 옆면에 국한되고 교두가 튼튼하게 남았으며 신경이 살아 있다면 인레이로 충분합니다. 두 치과의 설명이 달랐던 이유는 대개 여기에 있습니다. 충치를 다 긁어내기 전에는 얼마나 남을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열어 보고 정한다’가 솔직한 답이고, 한 치과는 보수적으로 크라운을, 다른 치과는 최소 삭제를 택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깎기 전 사진과 엑스레이로 남은 치아의 양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면 판단 근거를 공유받을 수 있습니다.
재료별 가격 — 인레이 10만~50만 원, 크라운 30만~100만 원, 금은 금값을 따라간다

인레이 재료는 레진·세라믹(도재)·지르코니아·금 네 가지가 주로 쓰입니다. 비급여 가격 비교 자료를 기준으로 레진 인레이는 개당 10만~30만 원대, 세라믹 인레이는 20만~45만 원대, 지르코니아 인레이는 30만~50만 원대이고, 금 인레이는 적합도와 내구성이 가장 좋다고 평가되지만 금값 시세에 따라 가격이 움직여 2025~2026년의 금값 상승 뒤로는 세라믹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레진은 가장 싸고 색이 자연스럽지만 마모·변색이 빠르고 작은 어금니에 주로 쓰며, 세라믹은 색이 가장 자연스럽지만 강한 힘에 깨질 수 있고, 지르코니아는 단단하지만 세라믹보다 투명감이 떨어집니다. 크라운은 금속 위에 도재를 입힌 PFM이 30만~50만 원, 지르코니아가 40만~100만 원(흔히 50만~70만 원대), 금 크라운이 45만~70만 원 안팎으로 조사됩니다. 앞니는 투명감이 좋은 올세라믹(이맥스 등)을, 어금니는 지르코니아나 금을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PFM은 오래 쓰면 잇몸 경계에 금속의 검은 선이 비치고 도재가 떨어질 수 있어 요즘은 지르코니아에 밀리는 추세입니다. 가격은 지역과 치과에 따라 같은 재료라도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므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 자료에서 ‘크라운’, ‘인레이’ 항목의 지역별 범위를 미리 확인해 두면 상담 때 기준이 생깁니다. 보험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인레이와 크라운은 성인에게 비급여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실손보험도 치과 치료는 보통 보장하지 않습니다(치아보험은 상품별로 보철 보장이 있어 약관 확인이 필요합니다). 예외적으로 12세 이하 어린이의 영구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은 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이것은 ‘충전’이지 인레이가 아닙니다. 65세 이상의 임플란트·틀니 급여, 스케일링 연 1회 급여 같은 치과 급여 항목은 별도 글(치과비 아끼는 건강보험 4가지)에서 다뤘습니다.
수명 5년과 20년의 차이 — 재료보다 ‘경계부’가 결정한다
재료별 평균 수명은 대략 이렇게 봅니다. 레진 인레이 5~8년, 세라믹 인레이·크라운 10~15년, 지르코니아 15~20년, 금 인레이·크라운 15~20년 이상(20년 넘게 쓰는 경우도 흔함), PFM 크라운 10~15년. 수치는 연구와 치과마다 차이가 있고 ‘평균’이라 개인차가 큽니다. 중요한 것은 이 차이를 만드는 원인입니다. 보철물이 실패하는 첫째 원인은 재료가 닳아서가 아니라 보철물과 치아의 경계부에 다시 생기는 2차 충치입니다. 경계에 틈이 생기거나 그 자리에 치태가 쌓이면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안쪽 치아가 썩고, 결국 보철물을 뜯고 더 크게 다시 해야 합니다. 둘째 원인은 파절입니다. 세라믹은 이갈이나 얼음·딱딱한 사탕에 깨질 수 있고, 레진은 서서히 닳아 교합이 낮아집니다. 금은 치아와 비슷한 정도로 닳아 상대 치아를 보호하고 적합도가 좋아 경계부 틈이 가장 작은 것이 장수의 이유입니다. 지르코니아는 매우 단단해 상대 치아를 마모시킨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표면을 잘 연마한 최근 제품에서는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셋째는 탈락(접착 실패)으로, 접착 과정의 습기 관리와 남은 치아 벽의 높이에 좌우됩니다. 그래서 ‘어느 재료가 제일 오래가느냐’보다 ‘내 치아 상태에서 경계부가 가장 깨끗하게 맞는 방법이 무엇이냐’가 더 정확한 질문입니다. 교두가 남은 작은 충치는 금이나 세라믹 인레이가, 신경치료한 어금니는 지르코니아나 금 크라운이, 앞니는 올세라믹이 보통 그 답이 됩니다. 재료 선택에 미적 요구(웃을 때 보이는지)와 이갈이 습관, 상대 치아가 자연치인지 보철인지를 함께 반영합니다.
치과가 ‘씌우자’고 할 때 확인할 다섯 가지

첫째, 남은 치아를 보여 달라고 하세요. 충치를 긁어낸 뒤의 사진이나 엑스레이에서 교두가 남았는지, 벽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보면 인레이와 크라운 중 어느 쪽이 맞는지 보호자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신경 상태입니다. 신경치료를 했거나 앞으로 해야 한다면 크라운이 표준이고, 신경이 살아 있다면 온레이처럼 덜 깎는 대안이 가능한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셋째, 교합입니다. 이갈이·이 악물기 습관이 있거나 상대 치아가 지르코니아라면 재료 선택이 달라집니다. 넷째, 보증입니다. 보철물은 치과마다 1~5년 보증을 두고 그 안에 깨지거나 빠지면 무상 재제작을 해 주는 곳이 많지만, 조건(정기검진 이행, 외상 제외 등)이 다릅니다. 기간과 조건을 서면이나 안내문으로 받아 두세요. 다섯째, 일정과 임시치아입니다. 인레이와 크라운은 보통 본을 뜨고 1~2주 뒤 장착하는 2회 방문이 기본이며, 그 사이 임시치아를 쓰고 끈적한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당일 완성하는 캐드캠(CAD/CAM) 장비가 있는 치과는 하루에 끝나기도 하고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치과의 설명이 다르다고 어느 한쪽이 과잉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의 다섯 가지를 똑같이 물어보면 어느 쪽 판단에 근거가 더 분명한지 비교할 수 있고, 경계가 애매한 치아는 ‘일단 충치를 제거하고 남은 양을 본 뒤 결정’으로 합의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오래 쓰는 관리법 — 경계부 치실, 나이트가드, 6개월 검진
보철물을 오래 쓰는 방법은 재료를 잘 고르는 것보다 경계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보철물과 잇몸 사이, 보철물과 옆 치아 사이는 칫솔이 닿지 않는 곳이라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매일 닦아야 하고, 이 부분의 치태가 2차 충치의 출발점입니다. 세라믹이나 레진은 얼음·마른오징어·사탕을 깨무는 습관을 피하고, 자다가 이를 가는 사람은 나이트가드(교합 안정 장치)로 보철물과 자연치를 함께 보호합니다. 금속 재료는 특별한 제약이 적습니다. 장착 뒤 2~4주 동안 찬물에 시린 증상은 흔하고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씹을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계속되면 높이가 맞지 않아 그 치아에만 힘이 쏠리는 상태일 수 있으니 교합 조정을 받아야 하며, 몇 주가 지나도 자발통이나 밤에 심해지는 통증이 있으면 신경 염증이 진행 중일 수 있어 다시 진료가 필요합니다. 인레이가 빠졌다면 버리지 말고 가져가면 다시 붙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6개월마다 검진을 받으면 경계부의 초기 충치와 작은 파절을 보철물을 뜯지 않고도 잡을 수 있습니다. 보철물이 많은 사람일수록 스케일링과 검진이 보철물의 수명을 늘리는 가장 싼 투자입니다. 어느 치과를 가야 할지 고민된다면, 일반 충치와 보철은 동네 치과에서 충분하고, 치아가 깨져 뿌리까지 금이 갔는지 판단이 필요하거나 신경치료가 복잡한 경우에는 보존과·보철과 전문의가 있는 치과나 대학병원 치과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인레이를 했는데 찬물에 시려요. 잘못된 건가요?
장착 뒤 2~4주 정도의 시린 증상은 흔하고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다만 씹을 때마다 찌릿하거나 몇 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높이가 맞지 않거나 신경에 염증이 진행 중일 수 있으니 치과에서 교합과 신경 상태를 다시 확인받으세요.
금 인레이가 제일 좋다는데 꼭 금으로 해야 하나요?
금은 적합도와 내구성이 가장 좋아 어금니에 오래 쓰기 좋지만 색이 눈에 띄고 금값에 따라 비쌉니다. 웃을 때 보이는 자리나 비용을 생각하면 세라믹·지르코니아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이갈이가 심하면 세라믹보다 금이나 지르코니아가 안전합니다.
크라운을 씌우면 그 치아는 충치가 안 생기나요?
아닙니다. 크라운 아래의 치아, 특히 잇몸 경계부에는 다시 충치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이 보철물 실패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경계부를 치실로 닦고 6개월마다 검진으로 초기 변화를 확인해야 합니다.
크라운이 깨졌는데 다시 하면 또 전액을 내나요?
치과마다 1~5년 보증 기간 안에서는 무상 또는 재료비만 받고 재제작하는 곳이 많지만 조건이 다릅니다. 보증 기간과 조건을 미리 서면으로 확인해 두시고, 보증이 끝난 뒤의 재제작은 새로 하는 것과 같은 비용이 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