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안 마셨는데 얼굴이 벌겋고 화끈거린다면 — 주사(로사세아), 여드름·단순 홍조와 다른 4가지 신호와 치료 순서(바르는 약·먹는 약·혈관레이저)
최종 업데이트 2026-10-17

"여드름 연고를 아무리 발라도 안 낫고, 볼이 늘 붉은 데다 뜨거운 걸 먹으면 얼굴이 화끈거려요." 피부과에서 흔히 듣는 호소이고, 그중 상당수가 여드름이 아니라 주사(酒皶, 로사세아)입니다. 이름 때문에 술 탓으로 오해하지만 술을 전혀 안 마시는 사람에게도 생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30~50대 여성에게 흔하고 남성은 코가 두꺼워지는 형태가 더 많습니다. 여드름 치료를 하면 오히려 악화되기도 해서 정확한 구별이 중요합니다. 어떤 병이고 어떻게 알아보며 어떤 순서로 치료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주사(로사세아)란 — 얼굴 중앙의 혈관과 염증이 과하게 반응하는 병
주사는 코, 볼, 이마, 턱처럼 얼굴 중앙 부위가 반복적으로 붉어지고, 가는 혈관이 비치며, 여드름 같은 붉은 돌기나 고름집이 생기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원인은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얼굴 혈관이 온도·감정 변화에 지나치게 넓어지는 혈관 조절 이상, 모낭에 사는 모낭충(데모덱스)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염증, 피부 면역 반응의 과활성, 자외선 손상, 유전 성향이 함께 작용한다고 봅니다. 유형은 네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는 홍반혈관확장형으로 볼과 코가 지속적으로 붉고 실핏줄이 비치며 화끈거리고 따가운 느낌이 동반됩니다. 둘째는 구진농포형으로 붉은 바탕 위에 여드름 같은 돌기와 고름집이 반복되는데, 여드름과 가장 많이 혼동됩니다. 셋째는 비류종형으로 코 피부가 두꺼워지고 울퉁불퉁해지며 중년 남성에게 더 흔합니다. 넷째는 안구형으로 눈이 건조하고 충혈되며 다래끼가 반복되는데, 피부 증상 없이 눈만 먼저 오기도 해 안과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에게 두 유형이 겹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과는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라, 완치보다 "악화를 줄이고 조용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치료 목표입니다.
여드름·단순 홍조와 다른 4가지 신호

첫째, 블랙헤드·화이트헤드(면포)가 없습니다. 여드름은 모공이 막혀 생기는 면포에서 시작하지만, 주사의 돌기는 붉은 바탕 위에 면포 없이 생깁니다. 둘째, 발병 나이가 다릅니다. 여드름은 10~20대에 많고 주사는 30대 이후에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셋째, 화끈거림·따가움·열감이 있습니다. 여드름은 아프긴 해도 얼굴 전체가 뜨겁고 따갑지는 않지만, 주사는 세안만 해도 따갑고 화장품이 자주 "안 맞는다"고 느낍니다. 넷째, 붉음이 지속되고 유발 요인이 뚜렷합니다. 더운 곳, 뜨거운 음식, 술, 햇빛, 긴장 뒤에 얼굴이 확 붉어지고 가라앉는 데 오래 걸립니다. 단순 안면홍조는 긴장이나 더위에 잠깐 붉어졌다가 몇 분 안에 돌아오고 돌기·실핏줄·따가움이 없습니다. 반면 주사는 붉음이 기본으로 깔려 있고 실핏줄이 보이며 염증 돌기가 반복됩니다. 갱년기 열감, 갑상선 질환, 일부 약물, 지루성피부염, 접촉피부염, 루푸스도 얼굴 홍반을 만들 수 있어, 햇빛에 나비 모양으로 붉어지거나 관절통·피로가 함께 있으면 혈액검사로 다른 병을 확인합니다. 진단은 주로 피부과 의사의 육안 진찰로 하며, 필요하면 피부를 긁어 모낭충 수를 보거나 안구 증상이 있으면 안과 진료를 함께 권합니다. 눈 증상(건조·충혈·반복 다래끼)이 있으면 꼭 말해야 치료 계획에 들어갑니다.
치료 순서 1 — 유발 요인 끊기, 자외선차단, 바르는 약
치료의 첫 단계는 약보다 유발 요인 관리입니다. 햇빛(자외선), 더위·사우나·뜨거운 샤워, 뜨겁거나 매운 음식, 술(특히 레드와인), 감정적 긴장, 찬바람과 급격한 온도 변화, 격한 운동이 흔한 악화 요인입니다. 사람마다 다르니 2~3주간 "무엇을 한 뒤 붉어졌는지" 간단히 적어 보면 본인 요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스테로이드 연고입니다. 붉음과 돌기가 여드름이나 피부염으로 오인돼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바르면 처음엔 가라앉는 듯하다가 끊으면 더 심해지는 스테로이드 유발 주사가 생기므로, 얼굴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2주 이상 쓰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해 줄여야 합니다. 자외선차단제는 매일 바릅니다. 자극이 적은 산화아연·이산화티타늄 성분의 물리적 차단제(SPF 30 이상)를 고르고, 알코올·향료·멘톨·위치하젤·스크럽이 든 화장품, 각질 제거제, 레티놀 고농도 제품은 피합니다. 세안은 미온수로 하루 두 번 이내, 손으로 문지르지 않고, 세안 후 바로 순한 보습제를 바릅니다. 바르는 약은 의사 처방으로 씁니다. 구진·농포에는 메트로니다졸 겔이나 이버멕틴 1% 크림(모낭충 억제 효과가 있어 1차 치료제로 많이 쓰임), 아젤라산 크림을 보통 8~12주 이상 꾸준히 바르고 효과를 판단합니다. 지속되는 붉음에는 혈관을 일시적으로 수축시키는 브리모니딘 겔이 있지만 효과가 몇 시간 뒤 사라지고 일부에서 반동 홍조가 있어, 중요한 날에 쓰는 보조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순서 2 — 먹는 약과 혈관레이저, 코가 두꺼워졌을 때

바르는 약으로 부족한 중등도 이상의 구진농포형에는 먹는 항생제를 씁니다. 독시사이클린을 세균을 죽이는 용량보다 낮은 항염증 용량으로 수주에서 수개월 쓰는 것이 표준에 가깝고, 미노사이클린도 쓰입니다. 햇빛 과민이 생길 수 있어 복용 중 자외선 차단이 더 중요합니다. 반복되고 심한 경우 저용량 이소트레티노인(먹는 여드름약)을 쓰기도 하는데, 임신 중 절대 금기이고 간 수치·지질 검사가 필요해 의사 관리 아래서만 복용합니다. 붉음과 실핏줄은 약으로 잘 없어지지 않아 레이저가 주된 치료입니다. 혈관을 선택적으로 응고시키는 혈관레이저(PDL, 585~595nm), IPL, 롱펄스 Nd:YAG 계열(엑셀브이 등)을 보통 3~4주 간격으로 3~5회 시행하며, 비급여라 병원과 범위에 따라 회당 10만 원대에서 수십만 원까지 차이가 큽니다. 시술 후 며칠 붓고 붉어질 수 있고, 염증 돌기가 활발할 때는 먼저 약으로 가라앉힌 뒤 레이저를 하는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아 1~2년 단위로 유지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코가 두꺼워지는 비류종은 초기에 먹는 약으로 진행을 늦추고, 이미 두꺼워진 조직은 탄산가스(CO2) 레이저나 수술적 절제로 모양을 다듬습니다. 안구형은 눈꺼풀 온찜질과 세척, 인공눈물, 필요 시 안과에서 안약·먹는 약을 처방받으며, 각막까지 침범하면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 관리와 병원에 가야 할 신호
하루 관리는 단순합니다. 아침 미온수 세안 → 순한 보습제 → 물리적 자외선차단제, 저녁 미온수 세안 → 처방 연고 → 보습제. 새 화장품은 한 번에 하나씩 귀 뒤에 며칠 발라 보고 들입니다. 겨울에는 실내 난방이 센 곳에 오래 있지 말고 외출 시 마스크나 목도리로 찬바람을 막으며, 여름에는 모자·양산을 씁니다. 운동은 시원한 시간대에 하고 끝나면 찬물로 얼굴 열을 식힙니다. 술과 뜨거운 국물, 매운 음식은 본인 일지에서 확인된 것만 줄이면 됩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홍조를 키우니 수면 시간을 지킵니다. 다음에 해당하면 피부과 진료를 받으세요. 얼굴 중앙의 붉음이 3개월 이상 이어지고 화끈거림이 있다, 여드름 치료를 해도 돌기가 반복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있는데 끊으면 심해진다, 눈이 건조하고 충혈되며 다래끼가 반복된다, 코가 두꺼워지거나 울퉁불퉁해진다. 특히 눈 증상과 코 변형은 늦을수록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주사는 술 때문이 아니라 얼굴 중앙 혈관과 염증이 과하게 반응하는 만성 질환으로, 면포 없음·30대 이후 발병·화끈거림·뚜렷한 유발 요인 네 가지로 여드름·단순 홍조와 구별합니다. 유발 요인 관리와 자외선 차단, 순한 보습이 기본이고, 돌기에는 이버멕틴·메트로니다졸 크림과 저용량 독시사이클린, 붉음과 실핏줄에는 혈관레이저를 단계적으로 씁니다. 완치보다 조용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며, 그 첫걸음은 "여드름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에서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술을 안 마시는데도 주사가 생기나요?
네. 주사(酒皶)라는 이름 때문에 술 탓으로 오해하지만, 얼굴 혈관의 과민 반응, 모낭충 증가에 따른 염증, 면역 반응, 자외선, 유전이 함께 작용하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술은 여러 악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깁니다.
여드름이랑 어떻게 구별하나요?
주사는 블랙헤드·화이트헤드 같은 면포가 없고, 30대 이후에 시작하며, 화끈거림·따가움이 동반되고, 더위·뜨거운 음식·술·햇빛 뒤에 붉음이 심해지는 점이 다릅니다. 여드름 치료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로 오히려 악화되면 주사를 의심하고 피부과에서 진찰받으세요.
어떤 약을 쓰나요?
돌기·고름집에는 이버멕틴 1% 크림, 메트로니다졸 겔, 아젤라산 크림을 8~12주 이상 바르고, 중등도 이상이면 저용량 독시사이클린 등 먹는 항생제를 씁니다. 지속되는 붉음과 실핏줄은 약보다 혈관레이저·IPL이 주된 치료이며 3~5회 시행하고 비급여입니다.
화장품은 어떻게 골라야 하나요?
알코올·향료·멘톨·위치하젤·스크럽·고농도 레티놀이 든 제품과 각질 제거제를 피하고, 산화아연·이산화티타늄 성분의 물리적 자외선차단제(SPF 30 이상)와 순한 보습제를 씁니다. 미온수로 하루 두 번 이내 세안하고 문지르지 않으며, 새 제품은 하나씩 며칠 시험해 보고 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