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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하다 얼굴 한쪽에 전기가 번쩍, 치과에선 이상 없다는데 — 삼차신경통, 치통과 헷갈리는 3가지 차이와 약(카바마제핀)→신경차단→감압수술로 가는 치료 순서

최종 업데이트 2026-10-21

얼굴 한쪽 통증에 찬 찜질을 하는 여성

"양치하다가 오른쪽 볼에 전기가 번쩍 오는데, 몇 초 지나면 멀쩡해져요. 치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도 이상이 없대요." 삼차신경통 환자들이 처음 병원에 올 때 하는 말은 거의 비슷합니다. 치통이라고 생각해 치과를 몇 군데 돌고, 어떤 분은 멀쩡한 어금니를 뽑고 나서야 통증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삼차신경통은 세상에서 가장 심한 통증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괴롭지만, 원인이 분명하고 약과 시술, 수술까지 치료 단계가 잘 정리된 병입니다. 치통과 어떻게 다른지, 어디까지 치료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삼차신경통이란 — 혈관이 신경을 누르는 병

삼차신경은 뇌에서 나와 얼굴로 가는 다섯 번째 뇌신경으로, 이마·눈 주위(1분지), 뺨·윗니·윗입술(2분지), 턱·아랫니·아랫입술(3분지) 세 갈래로 나뉘어 얼굴의 감각을 담당합니다. 삼차신경통은 이 신경이 뇌줄기에서 빠져나오는 부위를 작은 동맥이 눌러 신경을 감싼 껍질이 닳고, 그 탓에 가벼운 접촉 신호가 극심한 통증 신호로 바뀌어 전달되는 병입니다. 환자의 80~90%가 이런 혈관 압박이 원인이고, 드물게 종양이나 다발성경화증이 신경을 건드려 생깁니다. 해마다 인구 10만 명당 4~5명꼴로 새로 생기며, 50대 이후에 많고 여성이 남성보다 흔합니다. 대부분 한쪽 얼굴, 특히 뺨과 턱(2·3분지)에 옵니다. 양쪽에 동시에 오거나 40세 이전에 시작하면 다발성경화증 같은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합니다. 통증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해 몇 주에서 몇 달 이어지다가 저절로 수그러들기도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작이 잦아지고 약이 덜 듣는 쪽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통과 헷갈리는 3가지 차이 — 통증의 모양, 유발점, 치과 검사

볼을 감싸 쥐고 통증을 호소하는 남성

첫째, 통증의 모양이 다릅니다. 삼차신경통은 전기가 통하는 듯,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몇 초에서 길어야 2분 안에 끝나고, 발작과 발작 사이에는 아프지 않습니다. 하루 수십 번 반복될 수 있지만 "번쩍하고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치통은 욱신거리고 지속되는 둔한 통증이 중심이고 밤에 심해지며, 찬 것·뜨거운 것에 반응합니다. 둘째, 유발점이 있습니다. 삼차신경통은 세수, 양치, 면도, 화장, 말하기, 씹기, 찬바람처럼 얼굴 피부나 입안을 가볍게 건드리는 자극으로 발작이 시작됩니다. 환자가 아픈 쪽 얼굴을 씻지 못하거나 식사를 피해 체중이 빠지는 이유입니다. 치통은 치아를 두드리거나 씹을 때 그 치아만 아픕니다. 셋째, 치과 검사가 정상입니다. 엑스레이에서 충치나 치근단 염증이 없고, 치아를 두드려도 통증이 없으며, 발치나 신경치료를 해도 통증이 그대로입니다. 통증이 치아 하나가 아니라 턱이나 뺨의 한 구역 전체로 번지고 "이가 아픈 건지 얼굴이 아픈 건지 모르겠다"고 느끼면 삼차신경통을 떠올려야 합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병으로, 둔하고 계속되는 얼굴 통증(지속성 특발성 안면통), 대상포진 후 신경통, 턱관절 장애가 있어 이들과도 구별이 필요합니다.

진단 — 이야기만으로 거의 알지만 MRI는 꼭 찍는다

삼차신경통은 통증의 양상과 유발 자극을 자세히 듣는 것만으로 대부분 진단이 됩니다. 신경학적 진찰에서 얼굴 감각이 떨어져 있거나 다른 뇌신경 이상이 함께 있으면 단순 삼차신경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이 서면 뇌 MRI와 혈관 MRI를 찍어 신경을 누르는 혈관을 확인하고, 종양이나 다발성경화증처럼 다른 원인이 숨어 있지 않은지 배제합니다. MRI에서 혈관 압박이 보이면 나중에 수술을 결정할 때의 근거가 되고, 압박이 안 보여도 진단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과로 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병이기도 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약물 조절과 신경차단술·고주파 시술을, 신경과는 약물 치료와 다른 신경 질환 감별을, 신경외과는 감마나이프와 미세혈관감압술을 맡습니다. 처음에는 셋 중 어느 과를 가도 진단과 약물 치료가 시작되고, 약이 안 들 때 시술이나 수술이 가능한 과로 연결됩니다. 치과에서 "이는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 그 자체가 중요한 단서이니 꼭 전달하세요.

치료 순서 — 약이 먼저, 그다음 시술, 마지막이 수술

의사가 환자에게 주사 시술을 하는 모습

1차 치료는 항경련제 카바마제핀입니다. 삼차신경통 환자의 70~80%가 이 약에 반응하며, 통증이 사라지면 진단이 맞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올리는데, 졸림·어지럼·구역, 혈액 내 나트륨 저하, 간 수치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정기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특히 동아시아인에게는 HLA-B*1502 유전자가 있으면 피부가 광범위하게 벗겨지는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위험이 크게 높아져, 복용 전에 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부작용이 문제면 옥스카바제핀으로 바꾸고, 그래도 부족하면 가바펜틴·프레가발린·바클로펜·라모트리진을 더합니다. 약으로 조절이 안 되거나 부작용으로 못 먹으면 시술로 넘어갑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 부위 신경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넣어 통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효과가 몇 주~몇 달 가며, 진단을 확인하는 역할도 합니다. 고주파 열응고술은 삼차신경절에 바늘을 넣고 열로 통증 섬유를 선택적으로 손상시키는 시술로 효과가 즉시 나타나고 보통 몇 년 지속되지만, 그 부위 얼굴 감각이 둔해질 수 있고 재발하면 반복합니다. 감마나이프는 방사선을 신경 뿌리에 모아 쬐는 비침습 치료로 절개가 없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몇 주에서 몇 달 걸립니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미세혈관감압술입니다. 귀 뒤 두개골을 동전 크기로 열어 신경을 누르는 혈관을 떼어 내고 완충재를 끼우는 수술로, 통증 완화율이 80~90%로 가장 높고 효과가 가장 오래 갑니다. 다만 전신마취 개두술이라 청력 저하, 얼굴 감각 이상, 뇌척수액 누출 같은 위험이 있어 건강 상태와 나이를 보고 결정합니다. 젊고 MRI에서 혈관 압박이 분명하면 수술을, 고령이거나 수술 위험이 크면 고주파나 감마나이프를 먼저 고르는 식입니다.

생활에서 — 발작을 줄이고, 약을 안전하게 먹고, 못 먹는 상태를 방치하지 않기

유발 자극을 알면 발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찬바람이 자극이면 외출 때 얼굴을 가리고, 양치가 자극이면 미지근한 물과 부드러운 칫솔을 쓰고, 씹기가 자극이면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부드러운 음식으로 바꿉니다. 그러나 자극을 피하느라 세수와 식사를 거르면 탈수와 영양 부족이 오고, 이것이 입원 사유가 됩니다. 며칠째 물도 제대로 못 마시는 상태라면 응급실에서 수액과 주사 약물로 급성기를 넘겨야 합니다. 약은 임의로 끊거나 늘리지 말고, 정기 혈액검사를 지킵니다. 카바마제핀은 다른 약과 상호작용이 많아 새 약을 먹을 때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통증이 몇 달 잠잠해졌다고 약을 끊을 때도 서서히 줄입니다. 반복되는 극심한 통증은 우울과 불안을 부르고 환자의 상당수가 이를 겪으므로, 잠을 못 자거나 의욕이 떨어지면 통증 치료와 함께 다뤄야 합니다. 삼차신경통은 완치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포기하는 분이 있지만, 약·시술·수술까지 단계가 여럿이라 대부분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삼차신경통은 저절로 낫기도 하나요?

발작이 몇 주~몇 달 이어지다 저절로 잠잠해지는 시기가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는 드물고, 시간이 갈수록 재발 간격이 짧아지고 약 반응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증이 잠잠한 시기에도 진단과 치료 계획은 세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카바마제핀을 먹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꼭 해야 하나요?

HLA-B*1502 유전자가 있으면 심한 피부 부작용(스티븐스-존슨 증후군) 위험이 크게 올라가며, 이 유전자는 동아시아인에게 비교적 흔합니다. 국내에서도 복용 전 검사가 권장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처방 전에 검사 여부를 확인하세요.

시술이나 수술을 하면 얼굴 감각이 없어지나요?

고주파 열응고술은 통증 섬유를 손상시키는 원리라 그 부위 감각이 둔해질 수 있고, 드물게 불쾌한 감각 이상이 남습니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신경을 자르지 않고 혈관만 떼어 내므로 감각이 보존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개두술의 위험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고를지는 나이와 건강 상태, 통증 정도를 보고 정합니다.

치과에서 이를 뽑았는데 통증이 그대로예요. 어디로 가야 하나요?

발치 뒤에도 같은 양상의 번쩍하는 통증이 계속되면 치아가 아니라 신경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취통증의학과·신경과·신경외과 어느 곳이든 삼차신경통 진료가 가능하니, 통증의 양상과 유발 자극, 치과 검사 결과를 정리해 가지고 가면 진단이 빨라집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면 의료기관에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