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주사 권유받았는데 이름이 다 달라요 — 경막외 주사·신경근 차단·후관절 주사·고주파·신경성형술 5가지, 효과 지속 기간(2주~1년)과 급여·비급여(150~300만 원) 차이
최종 업데이트 2026-10-26

"신경차단술 하자", "신경성형술이 좋다", "고주파로 지지자"… 허리가 아파 병원 몇 군데를 다니면 권유받는 주사 이름이 다 다릅니다. 가격도 급여 적용으로 몇만 원인 것부터 비급여 200~300만 원인 것까지 벌어져 있어 환자는 '비싼 게 센 건가' 하고 헷갈립니다. 사실 이 시술들은 서로 다른 통증을 겨냥합니다. 어떤 것은 디스크에 눌린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어떤 것은 관절의 통증 신경을 끊으며, 어떤 것은 유착된 공간을 벌립니다. 내 통증이 어디서 오는지에 따라 맞는 주사가 정해지고, 그걸 모르면 비싼 시술도 효과가 없습니다. 다섯 가지를 '어떤 통증·얼마나 오래·얼마에' 세 가지로 비교합니다.
먼저 통증의 출처부터 — 신경 통증인가, 관절 통증인가, 유착인가
허리 주사를 고르기 전에 필요한 것은 '어느 구조물이 아픈가'입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 가지가 눌리면 허리보다 엉덩이·다리가 당기고 저린 신경 통증(방사통)이 주가 됩니다. 허리 뒤쪽의 작은 관절(후관절)이 닳아 생긴 통증은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돌릴 때,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하고 아프며 다리 저림은 없거나 무릎 위에서 끝납니다. 허리 수술을 받았거나 디스크 염증이 오래된 사람은 신경 주변에 흉터처럼 들러붙는 유착이 생겨 주사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밖에 천장관절, 근육·근막이 원인인 통증도 있습니다. 통증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진찰로 어느 쪽인지 추정한 뒤 MRI·X선으로 확인하고, 애매하면 '진단적 차단'을 합니다. 의심되는 신경이나 관절에 소량의 마취제를 넣어 통증이 사라지는지 보는 것으로, 이 결과가 다음 시술을 정합니다. 주사 이름이 아니라 이 과정을 거쳤는지가 좋은 치료의 기준입니다. 모든 주사에 공통되는 점도 있습니다. 주사는 원인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통증과 염증을 줄여 운동과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을 버는 치료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효과 지속 기간이 '영구'인 시술은 없고, 주사 뒤 운동과 자세 교정이 따라오지 않으면 통증은 돌아옵니다.
신경이 눌렸을 때 —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와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

경막외 주사는 척수와 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 바깥 공간에 스테로이드와 국소마취제를 넣어 눌린 신경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입니다. 꼬리뼈 쪽(미추)으로 넣거나 허리 뒤쪽에서 넣으며, 영상 투시 장비로 바늘 위치를 확인합니다. 디스크 탈출이나 척추관협착증으로 다리가 저리고 당길 때 가장 먼저 쓰는 주사이고, 흔히 '신경차단술'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이 이것입니다. 효과는 보통 2~3일 뒤부터 나타나 몇 주에서 2~3개월 가며, 급성 디스크에서는 이 기간 동안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그대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착증은 효과가 더 짧고 반복이 필요한 경향이 있습니다. 선택적 신경근 차단술은 눌린 신경 가지가 척추에서 빠져나오는 구멍 바로 옆에 약을 넣는 방법입니다. 경막외 주사가 공간 전체에 약을 퍼뜨린다면 이것은 특정 신경 하나를 겨냥하므로, 어느 마디가 문제인지 확인하는 진단 목적과 치료 목적을 겸합니다. 효과 기간은 경막외 주사와 비슷합니다. 두 시술 모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본인부담은 수만 원 수준이고, 투시 장비 사용료·약제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주의할 것은 스테로이드입니다. 혈당이 며칠 오르고, 반복하면 골밀도 감소·부신 기능 억제 위험이 있어 보통 연 3~4회, 간격은 2주에서 1개월 이상을 둡니다. 당뇨가 있으면 주사 뒤 며칠간 혈당을 확인해야 합니다.
관절이 아플 때 — 후관절 주사와 6~12개월 가는 고주파 열응고술
후관절 통증에는 관절 안이나 관절을 담당하는 작은 신경(내측지)에 약을 넣는 후관절 주사·내측지 차단술을 씁니다. 스테로이드를 넣으면 몇 주에서 몇 달 효과가 있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이 관절이 진짜 원인인가'를 확인하는 진단적 차단입니다. 마취제만 넣어 통증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것을 두 번 확인하면, 다음 단계인 고주파 열응고술로 넘어갑니다. 고주파 열응고술은 후관절의 통증을 전달하는 내측지 신경에 바늘을 대고 80~90도의 열로 신경을 응고시켜 통증 신호를 끊는 시술입니다. 신경이 다시 자라기까지 효과가 이어지는데, 연구들에서 대개 6~12개월, 일부는 2년까지 보고됩니다. 효과가 끝나 다시 아프면 반복할 수 있고, 반복 시술의 효과 기간은 첫 시술보다 조금 짧은 8개월 안팎으로 보고됩니다. 62명을 평균 39개월 추적한 연구에서는 절반 이상이 통증과 기능이 50% 이상 좋아진 상태를 유지했고 합병증은 없었습니다. 운동 신경이 아니라 감각 신경만 다루므로 힘이 빠지는 일은 없고, 시술 뒤 1~2주 시술 부위가 얼얼하거나 더 아픈 기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후관절 주사와 고주파는 진단 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본인부담이 수만 원에서 십수만 원 수준입니다. 디스크로 다리가 저린 사람에게 고주파를 해도 효과가 없는 것처럼, 이 시술은 '허리를 젖힐 때 아픈 관절 통증'이라는 적응증이 맞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유착이 원인일 때 — 비급여 신경성형술(경막외 유착박리술), 150~300만 원의 가치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쪽으로 가는 관(카테터)을 넣어 경막외 공간에서 유착된 부위까지 밀어 넣고, 그 자리에 약물(국소마취제·스테로이드·고농도 식염수·히알루로니다제 등)을 넣어 들러붙은 조직을 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시술입니다. 경막외 주사와 다른 점은 '약이 닿지 않던 곳까지 관을 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 대상은 허리 수술 뒤 통증이 남은 사람, 경막외 주사를 몇 번 맞았는데 효과가 짧았던 만성 디스크·협착증 환자입니다. 30분 안팎, 당일 귀가가 가능합니다. 효과는 경막외 주사보다 오래 간다는 보고가 있지만 연구 규모와 질이 아직 제한적이고, 모든 환자에게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유착이 없는 단순 급성 디스크라면 경막외 주사로 충분하고, 신경성형술이 더 나을 이유가 없습니다. 안전성은 2025년 발표된 메타분석(5개 연구, 1,740명)에서 합병증이 9% 정도로 보고됐는데, 대부분 일시적인 통증·저림·두통이고 중대 합병증은 1% 미만이었습니다. 드물게 경막 천자, 감염, 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용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신경성형술은 비급여라 병원마다 다르며 대개 150~300만 원대이고, 풍선을 함께 쓰는 풍선확장술은 더 비쌉니다. 실손보험 청구는 가능하지만 진단명·시술 확인서·영상 판독지를 요구하고, 금액이 크면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거쳐 지급을 1~2개월 늦추거나 일부만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6년 5월 출시된 5세대 실손은 비중증 비급여 자기부담이 50%이고 연 한도가 1,000만 원이라 실제 환급은 더 줄어듭니다. "실손 되니까"라는 이유로 첫 치료부터 신경성형술을 권한다면, 경막외 주사를 먼저 해 봤는지 되묻는 것이 맞습니다.
한눈에 비교, 그리고 주사로는 안 되는 신호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신경 통증에는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선택적 신경근 차단술(급여, 수만 원, 효과 수 주~3개월, 연 3~4회). 허리를 젖힐 때 아픈 관절 통증에는 후관절 주사로 확인한 뒤 고주파 열응고술(급여, 수만~십수만 원, 6~12개월, 반복 가능). 수술 뒤 통증이나 주사 효과가 짧은 유착성 통증에는 신경성형술(비급여, 150~300만 원, 경막외 주사보다 긴 효과를 기대하지만 근거는 제한적). 어느 시술이든 운동과 자세 교정이 따라와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주사로 시간을 벌면 안 되는 신호도 있습니다. 다리 힘이 눈에 띄게 빠져 발목이나 엄지발가락이 안 올라가는 경우, 대소변 조절이 안 되거나 사타구니·항문 주변 감각이 둔해진 경우(마미증후군), 주사를 두세 번 했는데도 통증과 저림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통증을 줄이는 치료가 아니라 눌린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을 신경외과·정형외과와 상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마비 신호가 없다면, 수술 전에 주사와 운동으로 2~3개월 버텨 보는 것이 표준입니다. 주사 이름보다 중요한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내 통증의 출처가 무엇으로 확인됐는가, 이 시술의 효과는 얼마나 가고 몇 번까지 할 수 있는가, 급여인가 비급여인가. 이 세 가지에 명확히 답해 주는 곳에서 받는 주사가 가장 효과적인 주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은 뭐가 다른가요?
신경차단술(경막외 주사)은 바늘로 경막외 공간에 약을 넣는 급여 시술이고, 신경성형술은 관을 유착 부위까지 밀어 넣어 약을 넣는 비급여 시술입니다. 유착이 없는 급성 디스크는 경막외 주사로 충분하고, 수술 뒤 통증이나 주사 효과가 짧았던 경우에 신경성형술을 고려합니다.
허리 주사는 1년에 몇 번까지 맞을 수 있나요?
스테로이드가 들어가는 주사는 보통 연 3~4회, 간격 2주~1개월 이상을 권합니다. 고주파 열응고술은 스테로이드가 없어 효과가 끝나면 반복할 수 있고, 반복 시 효과 기간은 8개월 안팎으로 보고됩니다. 당뇨가 있으면 스테로이드 주사 뒤 며칠간 혈당을 확인하세요.
고주파 열응고술을 하면 신경이 망가져 다리에 힘이 빠지나요?
아닙니다. 고주파는 후관절의 감각 신경(내측지)만 응고시키고 운동 신경은 다루지 않아 힘이 빠지지 않습니다. 시술 뒤 1~2주 얼얼함이나 일시적인 통증 증가가 있을 수 있고, 신경이 다시 자라면 효과가 사라져 반복이 필요합니다.
신경성형술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전부 돌려받을 수 있나요?
세대와 약관에 따라 다릅니다. 비급여 항목이라 자기부담(4세대 30%, 5세대 50%)과 연 한도가 적용되고, 금액이 크면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요구해 지급이 늦어지거나 일부만 인정되기도 합니다. 시술 전에 진단명과 시술 확인서를 받아 두고 보험사에 보장 범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